예의바른 조력가
| 유세가, 정책가, 성리학, 유학
이 타입의 사람들은 '배우고, 때때로 익힌다'. 또 '먼 곳에서 찾아온 벗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천하에 '인'이 있다면, 어떤 다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 믿는다.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에 가치를 두는 이 부류의 사람들은 군주와 신하, 왕과 백성,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등, 온갖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중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 자신도 인의예지의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의 할 것은 '고루하다'는 세설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다는 점이다. 이 타입의 동양사상가는? = 공자, 맹자, 주희, 정약용
『철학 vs 철학』에서는?
1장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공자와 묵자
8장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맹자와 순자
18장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장재와 주희
19장 인간을 초월한 이치[理]는 존재하는가? 육구연과 주희
20장 이치[理]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주희와 왕수인
공자
주윤발이 공자역을 맡은 영화까지 나올 참이다.(<공자-춘추전국시대> 2.11개봉) 그만큼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공자가 미친 영향이란 측정이 불가능할 만큼 지대하다. 하다못해 집안 제사를 모실 때도 직·간접적으로 그의 사상에 영향을 받고 있으니까 말이다.
수백명의 제자를 이끌고 중원천하를 돌아다니긴 했지만, 그리고 세계 몇 대 성인을 뽑을 때마다 들어가는 거물이기는 하지만, 심지어 사마천의 『사기』에서도 '열전'이 아니라 '세가'편에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는 군주에게 '조언'을 하며 자신의 뜻을 펼칠 기회를 엿보던 유세가 또는 조력가였다.
공자의 문제의식은 아주 단순하다. 그가 살았던 시기(춘추시대), 중원은 주나라를 중심으로 운영되었던 봉건제가 붕괴 직전에 있었고, 천하의 '법도'라는 것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러한 조건에서 그는 전통의 복원, 인仁한 마음의 복원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 살아생전 그의 뜻을 따랐던 군주는 없었지만, 죽어서 수천년 동안 동아시아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그 사유의 힘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는 분명히 있겠다!
[관련된 책]
맹자
맹자하면 왕도정치, 왕도정치하면 맹자가 떠오를 만큼 그의 이름은 '왕도정치'와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 공자와 비슷한 사유의 궤적을 그렸지만 그의 이론이 공자보다 훨씬 더 실제적이었던 이유는 그가 살았던 시대가 혼란이 더욱 심화된 전국시대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맹모삼천지교의 전설이 진짜였는지 거짓이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는 인간의 본성을 선하다 여기고 이 본성을 어떻게 잘 발현시킬 수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왕 앞에서 유세를 할 때에도 거침없기로 유명했던 그는 백성을 돌보지 않는 왕은 왕이 아니라 한낱 필부일 뿐이라고 일갈하기도 한다. '예의바른 조력가'란 다른 것이 아니다! 지금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말을 가장 강력하게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맹자는 가장 독보적이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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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
이 이름 덕에 눈물을 흘린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가? 조선시대를 다룬 사극에서 '선비'로 나오는 이들 모두가 주희의 제자들이다. 흔히 조선의 국가이념으로 취급되곤 하는 '유학'은 정확하게는 주희에 의해 집대성된 '성리학'인 것이다. 이 이론을 토대로 각종 제사, 사회적 관습, 정치제도까지 거의 모든 체제가 재구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희는 중국 송나라 시대의 사람으로, 불교의 이론들을 받아들이고 전통적인 유학과 선배였던 주돈이, 장재, 정이, 정호 등의 이론을 종합하여 거대한 체계를 세운 인물이다. 유학의 전통에서는 보기 드물게 깊은 사변과 존재론적 논의까지 포괄하는 이론인 '성리학'을 수립한 것이다.
[관련된 책]
  • 인설주희 지음 | 임헌규 옮김 | 책세상
  • 사대부의 시대고지마 쓰요시 지음 | 신현승 옮김 | 동아시아
  • 인간 주자미우라 쿠니오 지음 | 김영식, 이승연 옮김 | 창비(창작과비평사)
  • 대학·중용주희 지음 | 김미영 옮김 | 홍익출판사
  • 소학주희 지음 | 윤호창 옮김 | 홍익출판사
정약용
정약용을 주인공으로 다룬 드라마까지 나온 마당에 정약용에 대해 더 설명할 것이 있겠는가 싶기도 하다. 인터넷 서점 검색창에 '정약용'을 키워드로 검색만 해도 그에 관한 책이 수십종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약용이 이 부류에 속한 이유는 밝혀야 하지 않겠는가?
정약용은 잘 아는 바와 같이 정조와 각별한 관계에 있었던 사람이다. 정치적인 야심 또한 강한 편이었고 그것이 정약용의 인생에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해 그는 정치적으로는 유능하지만 불운했던 조언가였던 셈이다.
그는 철학적으로 주희가 성립한 성리학에서 '이理'를 우선으로 보는 관점을 비판하고, 이理와 기氣의 관계를 뒤바꾸려 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일평생 역사·지리·법률·축성 등등 백성의 생활과 직결된 제도·문물 전반을 개혁하고자 노력했다.
[관련된 책]



상식에 충실한 소시민
| 상식, 평균, 평범, 무난, 둥글게 둥글게
상식에 충실한 당신은 김혜수한테 뺨맞을 타입. 뭔소리냐고? ‘엣지’가 없다는 뜻. 양쪽을 두루 살피고, 가장 '좋다고 여겨지는 것'을 택하는 타입이다. 다같이 땡땡이 치고 놀다가도 어느샌가 자리로 돌아와 제 할일을 찾는 균형적인 당신은, 매력적이기보다는 밋밋한 게 사실. 그러나 극단의 사유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몹시도 어려운 일이란 것을 나도 알고, 당신도 안다. '집대성의 철학'을 전개하거나, 흐름을 통합하는 사유를 펼쳤던 이 부류의 철학자들은? =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피히테, 당신
『철학 vs 철학』에서는?
1장 사물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11장 우리가 보는 세계는 모두 동일할까? 칸트와 니체
12장 아름다움은 어떻게 느껴지는가? 칸트와 부르디외
13장 망각은 인간에게 불행인가? 피히테와 니체
아리스토텔레스
'상식' 하면 바로 이 사람! 따라올 자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대부분을 이 사람이 정립했기 때문이다. 자연학, 형이상학, 문학이론, 윤리학 등등 그가 저술을 남기지 않은 분야는 적어도 17세기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 그는 왜 이렇게 많은 저술을 남긴 것일까? 그것은 그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의 사유가 애초에 각각의 개별자들의 존재에 집중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상식과 비슷하지 않은가? 각각의 경우들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만, 일관성을 가지고 전체를 꿰는 원리는 아주 부족한 우리의 그 '상식'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사유는 개별 문제들에 관해서 자세히 탐구하려는 태도를 제공해 준다. 그런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의 할아버지쯤 되지 않을까 싶다.
[관련된 책]
  • 형이상학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김진성 옮김 | 이제이북스
  • 희랍 철학 입문W. K. C. 거스리 지음 |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니코마코스 윤리학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강상진, 김재홍, 이창우 옮김 | 이제이북스
칸트
철학사상 이렇게 꼼꼼한 사람은 없었다. 자신이 살던 동네인 쾨니히스베르크를 떠나 본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고, 딱딱 맞춰진 일과에 따라 생활했던 사람. 그의 일상에 걸맞게 그의 철학도 매우 꼼꼼하게 전개된다. 마치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이 타입에 분류된 이유는 그의 실천철학 덕분이다. "네 행위의 준칙이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행동하라"라는 그의 명제는 그가 얼마나 '상식'에 충실했는지를 보여 준다. '보편'이라는 것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점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바가 아니었던가?!
칸트는 자신이 한 말 중에 가장 위대한 말을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 남겼다. "이것으로 좋다!"라고 말이다. 평생에 걸쳐 강도 높은 사유를 하고, 『판단력 비판』에 이르러 이전의 것들을 가볍게 흔들어 놓았던 이 대철학자의 마지막 말이 의미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자유란 집착도 미련도 남기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때 나타나는 '능력'이라는 점이 아니었을까?
[관련된 책]
피히테
칸트 사후 독일 철학은 절정기를 맞는다.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연설로 더욱 잘 알려진 피히테는 칸트가 펼쳐 놓은 강력한 영향권 아래서 사유했던 사람이다. 열렬한 계몽주의자이기도 했지만, 알아 두어야 할 것은 프랑스식 계몽주의와 독일식 계몽주의는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프랑스는 현실에서 '계몽'을 했고, 그 결과 혁명의 이념인 정치적 진보를 이루었지만, 독일은 오직 학자들의 머릿속에서만 강력한 혁명이 일어났다. 흔히 우리가 '철학' 하면 어렵다고 떠올리는 이유는 한국에 주로 들어온 철학사조가 이 시기의 독일 철학이었던 탓이 크다. 관념적인 사고의 극단을 보여 줬던 '독일 관념론'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누굴까? 다른 누구도 아닌 '피히테'다. 소시민의 '정신승리법'이 생각나지 않는가?
[관련된 책]
이 타입의 마지막 철학자는 바로!! 당신!!!!
혹시 너무 평탄하게만 생각해 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시길~!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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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in

본진은 페이스북입니다만 긴 호흡의 글을 쓸 필요가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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